[넷플릭스] 무전기가 울리면서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시그널이 발생한다

    [넷플릭스] 무전기가 울리면서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시그널이 발생한다


     

    세월이 묻어있는 무전기. 이제는 더 이상 사용하지 않을 것 같은 오래된 그것.

    누군가는 애정을 가지고 사용한듯한 스마일 스티커가 붙어있는 그 무전기에서 발신음이 들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무전기를 통해서 과거와 현재가 이어진다.

    무전기에서 들려오는 한 형사의 목소리.

    끝을 아는 자와 시작을 아는 자가 이어지며 미궁에 빠졌던 사건들의 실마리가 풀려간다.


    시그널(2016)

    연출 -  김원석

    극본 - 김은희

    주연 - 조진웅, 김혜수, 이제훈

    김은희 작가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으로 시나리오와 주연진이 미친듯한 연기력이 합쳐진 웰메이드 드라마이다.

    또한 연출도 전혀 뒤쳐지지않는데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장면에서 가변화면 비율을 채용하여 몰입감을 높였다고 본다.

    1부부터 꾸준한 시청율 상승이 이루어졌으며, 최종화에서는 최고 시청률 15%를 기록하였다.

    이는 시청율이 크게 나오기 힘든 수사물임을 감안하면 엄청난 수치라고 판단된다.


    OST

    좋은 작품은 당연히 그렇듯 좋은 OST를 가지고 있다.

    회가 거듭될수록 OST 들으면 감성이 차오르는데 마지막화를 감상하고 OST 감상하면 눈물이 절로 흐를 정도이다.

     

    1. 회상 - 장범준

    2. 떠나야 할 사람 - 잉키

    3. 나는 너를 - 정차식

    4. 길 - 김윤아

    5. 행복한 사람 - 조동휘

    6. 꽃잎 - 리싸

    7. 꽃이 피면 - 이승열

    개인적으로 이 중에 김윤아의 길을 가장 좋아한다.

    가사를 하나하나 뜯어서 들어보면 작중 차수현의 심리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애절한 가사이다.

    실제로도 작중 박해영은 무전기를 통해 이재한 형사과 소통을 할 수 있었지만

    차수현은 얼마나 답답했을지...


    등장인물

    이재한 (조진웅)

    무전기를 통해 등장한 과거의 형사이다.

    작중 무너지지 않는 의지로 신념을 관철하는 그야말로 '정의' 그 자체이다. 

    부정부패가 판을 치는 상황에서도 오직 사건 해결을 위해서만 노력하는 캐릭터로써

    과거 인물임에도 작품을 이끌어가는 메인 주인공이라고 볼 수 있다.

    작품 시작과 동시에 과거 어느 시점 사망한다는 걸 보여주는데 현대 추리물에서 주로 사용하는

    결과를 미리 보여주고 그 과정을 추리하게 하는 '와이더닛', '하우더닛' 방식을 채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의 박해영 경위와 협업으로 미제 사건을 해결해나가지만 결국 사망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시청자가 알고 있으므로 작품이 진행될수록 가슴 한편이 먹먹해지는 역이다.

    또한 차수현과의 애틋한 러브라인이 슬픔 한 스푼을 더한다.

     박해영 (이제훈)

    우연히 무전기를 통해 과거의 이제한 형사와 무전을 하게 된 현재의 박해영 경위.

    범죄자의 심리를 파악해서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프로파일러 경찰이다.

    과거 어느 사건을 겪은 탓에 경찰에 대한 불신이 가득 찬 경찰이라는 아이러니한 케릭.

    작품 내내 과거의 이재한 형사에게 미제 사건의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이재한 형사가 직접적으로 사건을 해결하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재한 형사가 '정의'라면 이제훈 경위는 '희망'을 상징한다.

    과거 이재한 형사가 해결하지 못한 사건은 미래의 이제훈 경위가 해결 줄 것을 믿는 부분에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암시한다.

    차수현 (김혜수)

    이재한 형사와 박해영 경위를 둘 다 만난 사람으로서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보통 무전기가 이런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는데 차수현 또한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또 다른 다리 역할을 한다고 본다.

    사실 차수현은 사건 해결 쪽보다는 다른 방향으로 고려해야 할 캐릭터인데

    과거의 인물을 수십 년이 지나도 기억해주는 시간을 초월한 사랑을 보여주며,

    또한 긴 세월 간 발전해가는 사람의 성장을 보여주는 다채로운 캐릭터이다.

    여기에 사족을 붙이자면

    우리는 가끔 이런 고민을 한다.

    내가 죽고 나면 뭐가 남지. 누가 날 기억해줄까.라는 고민.

    하지만 누군가의 기억에 남아있게 된다면 그 사실만으로도 삶의 의미는 있을 것이다.

    작품 내에서 이재한은 사망 후에도 차수현 그리고 이재한의 아버지에게 계속 기억된다.

    김은희 작가는 사람은 이런 식으로 사후에도 우리 곁에 남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그리고 성장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자면

    과거 쩜오라는 오명이 있을 정도로 0.5인분밖에 못하던 차수현은 현재는 팀장의 직위에 오를 정도로 성장한다.

    과거와 현재 장면을 오갈 때마다 사람의 성장이란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걸 깨닫게 한다.

    기동차량 운전도 못하던 사람이 팀장이 되다니 누가 예상이나 했겠는가.

    이렇듯 차수현은 다른 두 주인공과 별개로 큰 의미를 가진 캐릭터이다.

    그저 이재한 형사와의 러브라인으로만 볼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작품은 무전기라는 매개체를 통해 3명의 주인공이 사건을 해결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작 중 총 10개의 사건이 발생하는데 작품 후반 이것들은 큰 하나의 줄기로 이어지게 되며

    클라이맥스에 이르게 된다.

    리뷰에서는 사건에 대한 언급은 피하도록 하겠다.

    그래야 보는 재미가 있으니깐 말이다.

    보통 시그널을 보면 무전기에 초점을 맞추게 되는데

    개인적으로 무전기는 그냥 무전기일 뿐 큰 의미는 없다고 본다.

    다른 아이템이었어도 상관없었을 테니깐.

    그것보다 결국 처음부터 끝까지 주인공 3개의 관계에서 작품을 바라보면 된다고 생각한다.

    이 작품은 사건보다는 철저히 인간관계라는 측면에서 볼 때 큰 의미가 있지 않을까.

    과거와 현재, 미래에서의 나라는 인간의 의미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작품.

    '시그널'이였습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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